
처음 계획은 티벳-네팔-인도-파키스탄 순서였는데 티벳 입국이 불가능해지자 동남아로 경로를 수정했고
동남아 여행 이후 갑자기 인도-네팔이 가기 싫어졌고 얼떨결에 선택한 곳이 중앙아시아다.
중앙아시아 하면 실크로드랑 우즈베키스탄 미녀 정도?? 아주 얕은 지식으로 드디어 카자흐스탄으로 입국한다.

아침에 빈관을 나서자마자 느낌이 이상해서 봤더니 역시나......펑크. 모닝 펌프질로 땀 한 바가지 흘려주시고
중국의 어느 도시에서나 아침이면 쉽게 먹을 수 있는 밀가루 튀김, 콩국물?? 두유??에 만두로
배를 든든하게 채워주고 다시 출발
하려고 했으나 타이어 바람이 새서 다시 땀 두 바가지......ㅋㅋ
내가 가진 인민폐가 아슬아슬하더니 결국 국경에서 똑 떨어졌다. 그렇다고 환전하기는 애매한 상황이었는데
어제 묵은 숙소 직원이 한국 돈을 가지고 싶다기에 한화 3천원 환전해서 마지막 날을 버텼다.^^
그래도 좀 부족해서 형님과 누나에게 아이스크림도 얻어먹고......마지막 날 아침도 얻어먹었다......ㅎㅎ

형님네는 컴퓨터를 사면서 흥정을 너무 잘한 탓에 인민폐가 많이 남았고 결국 국경에서 바꾸기로 했다.
인터넷이 안 되서 환율을 알 수 없어서 2007년 가이드 북에 나온 환율로 계산을 한 결과 100원=2000텡게 정도
생각하고 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2000텡게를 부른다. 국경환율이 좋지 않으니 좀 더 불러보았지만 모두 똑같은
환율을 부르기에 어쩔 수 없이 환전을 하고 국경으로 고!고!!

아주 삐까번쩍한 국경이 자리를 잡고 있으나 신장 사태 덕인지 주변 상인들만 좀 있을 뿐 아주 한가하다.
자전거로 육로 국경을 넘기는 홍콩과 베트남, 라오스, 태국 이후 5번째 나라이지만 설레는 건 여전하다.
다른 나라나 중국의 다른 국경과는 달리 엑스레이로 짐을 검사하는 게 아니라 제복을 입은 군인이 깐깐하게
직접 검사를 한다. 우선 노트북부터 달라기에 3세 모두 다 줬는데 검사실로 들어가는 순간 뇌리가 팍~~!!
아 놔~ 신장 시위 사진이랑 GPS자료가 있는데 미리 외장하드로 빽업을 시켜놓지 않았다.
게다가 난 GPS까지 가지고 있는데....ㅡ.ㅜ 중국에서 외국인이 GPS를 사용하는 건 현재 불법이고
재수없게 걸렸을 시 어마어마한 벌금 부과와 압수라는 기사를 읽었는데 큰일이다.
형님과 누나는 부지런히 가방을 때고 일일이 짐을 다 빼면서 설명을 해주기에 GPS와 외장하드를 뒷주머니에
몰래 넣고 눈치만 살피고 있었는데 나한텐 가방을 꺼내란 소리를 안한다. 결국은 형님과 누나만 땀을 삐질삐질^^
하하하하......뺀질이 기질이 통한 듯.....ㅎㅎ
짐 검사를 다하고도 한참이 지나도록 컴퓨터가 나오지 않는다. 걱정이 돼서 발을 동동 굴리고 있는데 우선
누나 여권과 노트북이 나와서 심사 통과!! 그리고 형님 노트북이 나왔는데 형님 여권과 내 여권 그리고 노트북은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만 잡생각과 걱정이 다 될 때 쯤 내 노트북도 나왔다. 내 자료들은 무사히 살아 있을까??
근데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다. 군인들이 줄 맞춰서 어디론가 다 나가버린다. 점.....심.....시....간........ㅡ.ㅡ^
악~~~~~~~~~아침에 펑크만 나지 않았어도.....ㅡ.ㅜ 결국 한없이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노트북 검사를 했는데
다행히 자료는 모두 그대로다. 30분이 지나고.....1시간이 지나고......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군인들은 올 생각을
안한다. 그래도 수많은 군인들 중에 영어를 꽤나 유창하게 잘하는 직원들 몇 분 계셔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눴는데 위험한 카자흐스탄은 왜 여행하느냐고 한다. 솔직히 한국에서는 중국이 더 위험하다고 하는데......^^
하기야 어느 나라를 가든 다음에 갈 나라는 위험하다고 조심하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쿵!! 그렇게 무려 2시간이나 기다린 후에 출국 도장을 받을 수 있었다.
아~~~놔~~~출입국 도장을 마구 찍으면 나중에 비자면 종이가 부족할듯하여
연필로 선을 그어놨는데 그 중앙에 쿵......ㅡ.ㅡ^
그래도 천만다행인 것은 직원들이 말하길 내일부터는 1주일간 양쪽 국경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 것이다.
어쩜 형님이랑 누나 비자도 딱 맞아 떨어지는지...... 하루만 더 늦게 왔더라면 1주일간 국경에서 죽칠 뻔 했다.^^
점심시간 동안 군인들과 국경을 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중국 국경에서 카자흐스탄 국경까지는
20km 이며 반드시 이곳에 있는 차량으로 넘어가야 된다고 한다. 그리고 가격은 한 사람당 20원(3천200원)
자전거를 이끌고 어떻게 할지 몰라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친절한 군인이 다가와 택시 기사님과
흥정을 해주신다. 자전거 3대에 사람 3명이 1000텡게...... 아직 환율에 적응이 되지 않아 괜찮은 가격인지
한참이나 머리를 굴렸다. 1000텡게면 인민폐로 50원...... 3명이니까 한 사람당 17원.....
군인들에게 미리 듣기로는 20원이라 해서 자전거 포함하면 그 이상일 줄 알았는데 친절한 군인 덕에
싸게 탈 수 있게 되었다. 택시에다 자전거와 짐을 차곡차곡 싣고 출발......20km 라기에 한 숨 자려고 했더니만
금새 택시 기사님이 내리란다. 입국 수속을 하고 다시 타는 건가 했더니만 짐까지 모두 내리란다.......ㅡ.ㅡ^
20km라더니 고작 2km 달렸다...... 중국 쪽 군인이 잘못 이야기 했나 보다....ㅎㅎ

입국신고서를 받으러 가니 동양적으로 생긴 사람도 있는 반면 금발의 파란 눈을 가진 러시아계 사람들도 있다.
드디어 내가 카자흐스탄에 들어왔구나 싶은 생각이 확!!!!! 든다. 군인들은 제복에 덩치도 아주 좋아서
분위기가 아주 살벌하다. 그럴 땐 일단 실실 웃으면서 접근하기!! '감사합니다'가 카작어로 뭐냐? '안녕하세요'는?
등등 손짓발짓으로 물어보니 라흐에멧? 라크에멧? 라크멧? 살라 어쩌고 저쩌고 도통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라크멧에 ‘ㄹ’발음이 안돼서 키가 족히 190은 되어 보이는 군인이 내 얼굴에 자기 얼굴을 들이밀고는
“르! 르! 라! 라! 라!!! 라크멧”
이라고 하는데 내가 몇 번 따라 해도 안 되자 처음에 접근했을 때 보이던 약간의 미소마저 사라졌다.ㅡㅡ^
그럴 땐 그냥 줄행랑......ㅎㅎ

아침에 먹었던 밀가루는 어느새 소화가 다 되어버리고 엄청나게 길었던 점심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카작으로 넘어오자마자 적당한 장소에서 작업에 들어갔다.

중국 쪽 국경에서 택시를 타고 출발하기 전 한 서양 자전거 여행자를 봤는데 이미 우린 출국 심사를 마친 뒤라
말할 기회가 없었는데 물을 끓이는 동안 도로쪽을 한참 봤더니 역시나 부지런히 달리면서 오고 있다.
어느 나라 사람일까 우리끼리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아일랜드에서 온 청년으로 서유럽을 거쳐 남아메리카 여행 후
중국 상하이에서 우루무치를 지나 이곳까지 왔단다. 하루에 무려 140km나 달린다는데 상하이에서 이곳까지
석 달 만에 끊었다는 것이 이해가 된다.^^ 라면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외국인이라 저렴한 여관에서
수 없이 많이 쫓겨난 일부터 가장 최근에는 국경에서 인민폐 100원당 카작100텡게로 무려 20배나 속여서 환전을
해주겠다는 것까지......그리고 국경 간의 택시 이용료도 어마어마하게 불러서 안 탄다고 우기다 군인의 도움을 받아
무료 버스를 타고 온 것까지...... 불과 1시간 만에도 어마어마한 일들이 일어났다. 그나마 외형적으로는 중국 사람들과
비슷하게 생긴 게 천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로 할 이야기들이 너무 많았지만 국경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했고 예상했던 도시까지는 생각보다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바로 자전거에 올랐다. 우루무치에서 만난 카작 사람이 카작 도로는 아주 안 좋다고 하더니
국경 근처의 도로임에도 엠보싱 도로라 울퉁불퉁하다. 이틀간 푹 쉬었음에도 손목과 어깨의 통증은 약간 있다.

조용하던 도로 주변에 점점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마침내 자르켄트라는 도시에 도착을 했다.
도로 간판부터 가게의 상호는 물론 죄다 러시아어라서 읽을 수가 없다. 물론 읽는다고 해도 모르겠지만......^^
아일랜드 청년 fig 가 러시아어를 조금 준비해 왔다고 자신만 믿으라면서 어디론가 가더니 한참 이야기를 한다.
그러더니 결국 두 손을 공손히 모아 뺨에다 갖다대는 바디 랭귀지가 나온다.ㅋㅋㅋㅋ
역시나 바디 랭귀지는 전 세계 공용어구나.....ㅎㅎ

물어물어 간 곳은 아주 열악한 환경에 투윈룸이 2,000텡게....... 2000텡게면 얼마야? 음.....1만 6천원......
그럼 인민폐로 90원 허걱.........90원이면 중국의 중소도시에서는 엄청 좋은 곳에 머물 수 있는데......
일단 이곳의 물가를 모르니 좀 더 탐색을...... 가는 길에 왠지 글씨가 은행 같아 보인다며 fig가 멈춰서더니
해맑은 표정으로 돈을 뽑아 온다. 사실 그 전에 라면을 먹으면서 우린 자르칸트 전의 작은 마을에서
머물 생각이라고 했더니 fig는 ‘지금 먹을 것도 없고 돈도 없고 어쩌고 저쩌고~~’ 그러면서 돈 빌려달라는
이야기를 아주 힘들게 이야기 했었더랬다. 그런 와중에 은행을 발견했으니 얼마나 기뻤을까.....ㅎㅎ
한참이나 돌아다녀도 결국 저렴한 숙소는 찾지를 못하고 처음 들른 호텔에서 흥정을 해 1400텡게에
머물 수 있게 되었다.

싸구려 매트리스에 언제 세탁을 한 지 모를 시트...... 그리고 얼음물 밖에 나오지 않는 화장실......
커버가 없는 변기......죈좡......ㅡ.ㅡ^
기마자세로 변 누다 허벅지에 쥐 날 뻔하고 다음엔 결국 깨끗하게 닦고 휴지를 깔아서......^^

주변에 적당한 식당이 없는 것 같아 호텔에 딸린 식당을 이용했다. 아주머니랑 방을 흥정하는 동안 만난
네덜란드, 남아공 출신의 여행자들도 역시나 자전거 여행자......

하루 먼저 온 그들의 추천으로 근사한 저녁을 먹었다. 서비스일 것만 같던 음식과 10%의 세금이 붙기 전까진 말이다.

왠지 옆방에서 신나게 즐기는 결혼식에 은근 슬쩍 참가하고 싶은 생각이 하염없이 든다.

신장에 있는 한 달 간...... 아니 난 한 달 반 동안 인터넷은 물론 국제전화까지 차단된 상태라 집에 연락도 못해서
우선 집에 연락을 드리기로 했다. 누나랑 형님이 한 1분 정도 사용 했는데 2천 400원 정도 나왔다.ㅡㅡ^
난 핸드폰 SIM카드를 사면 전화를 하기로 하고 구입에 들어갔다. 근데 도통 말이 통해야 뭘 사든지 말든지 하지......
그래도 컨테이너로만 이루어진 시장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나니 어떤 게 먹을 건지 어떤 게 입을 건지는 알겠다.^^
핸드폰 SIM카드 구입에 몇 번 실패하고 이번엔 진짜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들어갔다.
영어도 통하지 않고 러시아어라고는 까레아(한국), 까레이스키(한국인) 밖에 모르는데 일단 또 부딪쳐 보기로 했다.
중국이 러시아어로 뭔지 몰라 중국 SIM카드를 보여주면서 이건 까레아(한국) SIM카드, 카자흐스탄 SIM카드!!
카자흐스탄 SIM카드!! 외치고 있으니 아저씨가 하시는 말........‘쪄스쭝구어더’(이건 중국 건데......)
헉...........중국말 하셨다. 갑자기 신난 마음에 중국어 할 줄 아냐며 나 SIM카드 사고 싶어요. 얼마예요?
한국이나 중국에 전화 통화 가능해요? 등등 짧은 중국어로 쉴 새 없이 말을 퍼부었다.^^
나도 어제, 오늘 많이 답답했나보다.ㅎ 그래도 화교 아저씨 덕에 카드도 구입하고 잔액 확인 법, 생존 카작어 몇 마디도
배울 수 있었다.^^

자르켄트에서 하루 쉬면서 물을 샀는데 그냥 미네랄 워터가 아닌 탄산수였다. 누나 말이 탄산수를 파는 나라는
대부분 지하수 수질이 좋지 않고 석회성분을 많이 가졌을 확률이 크다고 하던데 현지 사람들은 주변에
자주 보이는 펌프에서 자연스럽게 물을 마신다. 다행히도 카자흐스탄 생수 값은 중국보다 약간 비싼 편이라
큰 부담없이 먹을 수 있긴 하지만 매일 라면을 끓여먹는 우리에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서 식수로만
생수를 마시기로 했다. 여기의 펌프는 우리나라 시골에서 예전에 쓰던 것과 같이 마중물을 한 바가지를 부어 넣고
열심히 펌핑하는 방식이 아니라 펌프 자루를 한 번 누르면 엄청난 수압으로 나오는 게 아무래도 지하수가 아니라
배관으로 연결되서 공급되는 물인 것 같다.

아일랜드인 fig는 인터넷을 오전에 하고 오후에 출발할 예정이라 길 위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사실 오후라고 해도 엄청 빨리 달리는 녀석이라 오늘 저녁이나 내일 오후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오늘의 목표는 춘자(Shundzha). 중국에서 카자흐스탄으로 넘어와서는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우선 숙박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고 식당도 중국에서처럼 많지가 않다. 하지만 어느 동네에도 조그마한 식료품점은
가득 있어 먹거리를 쉽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일단 외모도 그들과 다를뿐만 아니라 말까지 되지 않으니
구입하는 가격이 제대로 된 정상가인지 아니면 바가지인지 잘 모르겠다. 누나의 퓨전요리는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는데 이놈의 입은 먹을 것만 들어가면 다 좋단다.ㅎㅎ

춘자로 향하는 길은 언덕은 없지만 울퉁불퉁 엠보싱 도로라 해가 거의 다 떨어져서야 도착을 했다.
항상 해떨어질 때쯤만 되면 숙소 찾기로 걱정이 되는데 누난 외관상 전혀 숙소 같지도 않은 곳으로 향하더니
한방에 숙소를 찾아버렸다. 그것도 엄청 저렴한 2000텡게(1만 6천원) 방으로......사실 중국에 비해서는
비싼 가격이지만 카자흐스탄 물가 대비 아주 괜찮은 가격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침대를 붙이시는구나......ㅡㅡ^
부부여행자 사이에 끼여서 여행하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다.ㅋㅋㅋㅋ

식당 같이 생긴 곳을 몇 번이나 전전한 끝에 드디어 식당을 찾았다. 아주 근사한 먹거리가
식탁을 가득 메우고 있는데 바디 랭귀지 결과 안 된다는 이야기만 듣고 식당이 어디 있냐고 물으니 택시를
타고 가라고만 말해 준다. ㅡㅡ^

결국 방에서......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건조한 지역을 달리느라 멋진 장관들의 연속인데 오늘은 달리기가 여간 힘들지 않는다.
주변에 차른캐년(Charyn canyon)이란 관광지가 있는데 마지막 광고판에 있는 사진처럼 주변 경관과 큰 차이도
없을뿐더러 우즈베키스탄 비자 신청이 급한지라 그냥 알마티로 향하기로 했다.

바람이 점점 세어지고 배도 고파 도로 옆에 떡하니 있는 전기시설 건물 옆에 붙어서 라면을 먹는데 나중엔
엄청 세게 불어 라면을 먹는지 모래를 먹는지 모를 사태까지 왔다. 바람이 좀 약해지면 출발하려 했으나
약해지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거세어진다.

맑은 하늘과는 대조적으로 불과 10m 달리기도 힘이 들 정도 바람이 세게 부는데 이때는 여간 트레일러가
부러운 게 아니다. 패니어가 양쪽으로 그것도 앞뒤로 있으니 바람의 영향을 장난이 아니게 받아 평지에서
5km/h 속력을 내기조차 힘든다.

해는 떨어져가고 오늘의 목표 도시까지는 한참이나 남았는데 기온도 먹을 식량과 물도 다 떨어졌다.
하루 부지런히 달렸음에도 50km도 채 달리지 못했다. 해가 완전히 떨어지면 위험하니까 히치하이킹을 해서
다음 도시까지 가자는 의견, 아니면 조금 더 달려보자는 의견, 히치하이킹을 해서 먹거리라도 구하자는 의견 등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음에도 결단력 없는 A형 3명이라 갈팡질팡만 하다 형님의 아주 논리적인 주장에
형님 말을 따르기로 했다. 그 주장인즉 ‘도로주변에 짐승의 변이 있어 밟아 보니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따끈따끈한 변이었고 그 이야기는 주변에 짐승이 있고 짐승이 있으면 반드시 마을이 있을 것이다.‘라는 것.
모두 동의하고 좀 더 달린 끝에 도로 옆 들판에서 정말 수많은 말들을 보았다. 그리고 말을 관리하는 사람도.
형님의 논리적인 주장에 모두 감탄을 하며 좋아하고 있는데 말들이 갑자기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순식간에
달려 나가더니 시야에서 사라졌다. 지금껏 중국의 신장지역에서 또 이곳에서 경험해 본 바로는 이런 평지에서
바로 눈앞에 보이는 것도 실제로 달려보면 10km가 족히 넘는 게 대부분인데.......뼛속까지 시린 추위와
좁은 도로, 미친듯이 달리는 차량들, 게다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야간, 이런 상황 속에서
주행을 한다는 것은 목숨을 거는 것과 다름없는 짓이라 판단하고 일단 먹을 것이라고는 작은 식빵 한 덩어리가
전부...... 심지어는 마실 물조차 없다. 랜턴을 켜고 도로 옆에서
달려오는 차량을 향해 연신 팔을 돌렸다. 많은 차량들이 응급사태인가 싶어서 섰다가 추워서 꽁꽁 싸맨 나를 보고는
깜짝 놀라는데 다급한 표정으로 연신 ‘워터, 워터’를 외치는 내가 불쌍해 보였는지 물을 주신다.
누나까지 합세해서는 함께 했는데 한 분이 내리시더니 우리의 모습을 보고는 황급히 차량에 올라타고는
문을 잠그신다.ㅡㅡ^ 그래도 계속 물 마시는 시늉을 하면서 ‘워터, 워터‘ 그러니 마시던 물도 성큼 내어주신다.

바람이 너무 강력해서 텐트를 치는데 폴대가 부서질 것 같아 도저히 세울 수가 없다. 그래서 결국 지주핀만 박고
텐트 안으로 기어 들어가서 자기로 했다. 형님네 텐트에 들어가 오늘의 수확을 보니 마시다 만 탄산수 3병,
음료수 1병...... 언어만 통했으면 먹을거리도 좀 받았을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들긴 했지만 작은 식빵
한 덩이로 행복한 저녁 식사를 하며 오늘도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있었다.
형님의 아주 논리적인 주장은 좋았으나 말이 돌아갈 때는 겁나게 빠를 것이라고는 판단 못한 형님의 주장에
누나랑 나는 한바탕 태클을 걸고 모두 취침에 들어갔다.

세차게 부는 바람에 텐트가 연신 머리를 두들기지만 피곤했던 터라 쉽게 잠에 들었다.
내일 아침 무사히 눈을 뜰 수 있기를......

<춘자-캠핑 구간...... 아무것도 없음.........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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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거리 : |
42 + 96 + 52 |
|
누적 |
9021k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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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거의 두달간 한국에 다녀 왔습니다.
갑작스런 기온변화에 적응을 못하는데다 혹한(완전 체감온도 영하 30도ㅋㅋㅋ)이 몰아쳐
처음 일주일간은 집안에서 꼼짝도 못했어요.
눈도 엄청 와 별천지에 온 느낌이었지요.
추운데 정말 고생하셨네요.
이젠 따뜻한 곳에서 싸미님이나 저나 땀흘리며 살아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