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미의 가장 아름다운 세상 - 중국 시즌2, 3호> 통제된 도시, 우루무치
드디어 은희누나 부부가 란저우에서 기차를 타고 오기로 했다. 시닝(
西宁)에서도 비자 연장에 실패를 하고우루무치에서 기다리는 나 때문에 란저우(兰州)에서 연장을 하지 않고 우루무치에서 하기로 했단다.
나는 주변 호텔에서 비자연장에 필요한 주숙영수증을 발급해 주는가 하고 돌아 보기로 했다. 일단 아침부터 먹고......^^

뽀글뽀글 끓는 뚝배기에 담긴 국수가 너무 맛있어 보여 시켰더니 토마토로 양념을 한 감자탕 맛이다.
돼지고기도 들어가 있고 양도 많으며 특히 우동 사리가 쫄깃쫄깃한 게 아주 예술이다.
나중에는 형님과 누나도 함께 중독이 되어버린......ㅎㅎ
중국에서 외국인은 공식적으로 3성급 미만의 호텔이나 여관에서는 묵을 수 없다. 물론 비공식적으로
묵을 수 있기는 하나 비자 연장 시에 필요한 주숙등기표를 받으려면 반드시 3성급 이상에서 묵어야만 한다.
누나 부부가 비자연장을 좀 더 빨리 하기 위해 주변 숙소에서 주숙등기표를 발급해 주는가 알아봤는데
주숙등기표가 아닌 주숙영수증을 발급해 주는데 혹시나 가능한가 싶어서 공안국에 들러 물어 보기로 했다.

숙소 앞에서 버스를 타고 난후(南湖) 공안국으로 향하는 중 수많은 사람들로 인해 차가 막히고 앞으로 나아갈 생각을
하지 못한다. 버스에 가득타고 있던 사람들은 내려서 구경가는가 하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차량들은 유턴을 해서
돌아가기도 하는데 시위가 일어난 건지 아니면 무슨 사고가 일어난 건지 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 때문에 버스가 원래의 경로대로 가지 않았고 결국은 지나쳐 택시를 타고 갔다.
기본적으로 필요한 사진, 여권사본, 비자사본 외에도 주숙 등기표(住宿登记表)가 필요한데 지금껏 알아 봤던
주숙영수증은 불가능하단다.

몇 번이나 버스를 갈아탄 끝에 처음 공안국으로 향할 때 막혔던 도로에 도착을 했는데 한 사람이 중국기를 들고 있고
뒤에는 수 백 명의 한족들이 따르는데 주변 구경객까지 합치면 수천 명도 넘을 정도로 그 넓은 도로를 가득
채우고 있다. 그 전에 봤던 위구르인 연행 모습을 보고는 싸움이 일어난 줄 알았는데 한족들만
가득 모여 있는 걸 보니 시위 같기도 하고 뭔지 모르겠다.

결국은 도로가 다 폐쇄되고 사람들이 다 걸어 다닌다.

올해가 인민공화국 수립 60주년이라고 하더니 축제인가?? 숙소로 돌아와 중국 친구에게 물어 보니
중국정부에 대한 항의라는데 나도 중국어가 짧고 그 친구도 영어가 짧아서 그 이상은 모르겠다.
그날 저녁 여자 친구가 이야기 해줬는데 위구르인들이 에이즈 감염 가능성이 있는 피가 든 주사를 한족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찌르고 이런 위구르인들의 위협을 막지 못하는 중국 정부에 대한 한족들의 항의 시위라고 한다.
지난 7월 5일 위구르-한족 간의 민족싸움도 위구르인 남성들이 한족 여성을 강간 했다는 루머로 시작되었는데
이번 사태도 루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항상 조심해야겠다.

은희 누나를 군 입대 전 인도, 네팔 여행 시 만났기에 3년 8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자전거 여행 출발 전까지 두 분이서
인도 가이드를 하며 다람살라에서 사셨는데 누나는 무려 7년이나 인도에서 살았단다.

그들과 근사한? 저녁을 함께 하면서 여느 자전거 여행자들과 만났을 때처럼 끝도 없이 수다를 떨었다.ㅎ
내일이 금요일이라 반드시 오늘은 3성급 이상에서 머물고 주숙 등기표를 받아야 한다.
이들도 아주 가난하게 여행하는 팀이라 저렴한 가격과 주숙 등기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란 쉽지 않았다.
저렴한 빈관은 주숙 등기표를 발급해 주지 않고 발급해 주는 곳은 요금이 하룻밤 200원(3만 6천원)이 넘고
또 분명 3성급 이상의 좋은 호텔인데도 주숙 등기표 자체를 모르는 직원들도 엄청 많아서 무려 10군데의 빈관에
들른 끝에 99원이라는 환상적인 요금에다가 주숙 등기표까지 발급해 주는 곳을 찾았다.

99원이라고 상상도 못할 만큼 좋은 시설과 하루를 숙박하더라도 비자연장에 쓸 것이라고 하니 원하는 만큼
기간을 써 주겠다는 직원들의 친절함에.......ㅡㅜ
(우루무치 저렴한 호텔 위치)

늦은 저녁까지 돌아다닌 탓에 피곤했지만 비자신청을 위해 아침 일찍 나섰다.
오늘은 어제보다도 더 심하게 도로를 통제하고 버스도 잘 다니지 않으며 수많은 택시들은 이미 손님을 태운 채
바삐 움직이느라 잡을 수도 없다.

누나랑 나랑 군것질을 하도 좋아해서 맛있는 것을 파는 곳만 지나가면 죽이 딱딱 맞는데
형님은 많이 먹는다고 구박이다.^^ 그런데 형님은 3000km를 탔음에도 뱃살과 몸무게가 그대로고 누나도 나도
뚱뚱하니 형님이 자전거 여행자가 모두 날씬할 것이라는 편견을 버리란다.ㅋㅋㅋ

중간에 힘들게 택시를 한 번 탔지만 고작 2~300m 쯤 달렸을까? 막혀서 가지도 못하고 결국은 그 거리를 걸어서
도착했는데 혹시나 했던 상황이 역시나 벌어졌다. 오늘이 비자 끝나는 날인데 시위로 인해 문을 닫은 것이다.ㅜ.ㅜ
혼자서 찾아왔을 때 물어봤던 여직원이 비자기간이 만료되어도 월요일에 오면 연장이 가능할 테니 다시 오란다.
호텔에서 주숙 등기표를 5일짜리로 끊기를 잘했다. v^o^v

며칠 전 혼자 들렀던 위구르 시장인 얼다오챠오(二道桥) 시장에 가도 역시나 군인들의 통제로 출입을 할 수 없었고
상가도 모두 문이 닫혀 있었다. 혹시나 뒷골목이 열려 있을까 하고 부지런히 돌아다녔지만 역시나......

뒷골목을 헤맨 덕에 위구르 가족들의 일상도 잠시나마 볼 수 있는 경험을 했다.^^


형님은 한국에서 부터 사고 싶어 하던 스케이트보드를 장장 몇 개월간의 애교와 노력으로 결국 하나 장만하고

숙소로 돌아가는 시간을 참지 못하고 그 넓은 7차선 도로에서 자빠링을 하면서 열심히 타신다.^^

오늘은 장갑차까지 등장했지만 막혀 있는 넓은 도로는 스케이트보드를 즐기기에 충분했다.ㅎㅎ

한족들은 군인들 앞에서 기념사진도 찍던데 난 차마 못하겠다.
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만났던 영어를 잘하는 위구르 아저씨께서 어제도 위구르 아이 한 명과 어른 세 명이 죽었다고
중국인(Chinese)을 조심하란다. 그 아저씨도 분명 국적은 중국일 텐데 중국인을 조심하란다.
조그마한 신분증은 그저 작은 플라스틱일 뿐 그들의 몸과 마음은 위구르인임에 틀림없다.

시위 때문에 계획에 차질이 많이 생겼고 덕분에 우루무치에서 머무는 날이 늘어나게 되었다.
비자 연장이 보통 5일인데 시위 덕에 일이 밀려 1주일이 걸렸다. 그리고 재수 좋으면 하루, 보통은 3일 만에 나오는
카자흐스탄 비자도 신청하고 보니 신청일 포함 무려 4일이나 기다려야 한다.
덕분에 모두 숙소에서 폐인생활을 하며 밥 먹을 때나 꼭 필요한 일에만 나갔다.
이미 날씨는 추워졌고 방한대책이 너무 없는 우리들은 긴 옷도 좀 사고 최근 제일 사고 싶었던 방풍자켓도 구입했다.

아주 가벼운 소재로 말아서 넣으면 한 주먹만 한 옷인데 홍콩에서 가격이 무려 500달러(8만원)가 넘고
이곳 우루무치 아디다스 매장에서도 500원(9만원)이 넘는 고급제품이다. 우루무치에 있는 수많은 아웃도어 매장을
돌아다닌 끝에 힘들게 장만했다. 110원(2만원)으로......ㅋㅋ

그리고 어찌보면 가장 중요할 침낭도 장만했다. 100원대, 200원대, 300원대 1000원대 등 수도 없는 제품들이 있지만
겨울용 오리털 침낭은 너무 비싸고 160원(3만원)짜리 4계절용 솜 침낭은 부피가 너무 크고 결국은 올 겨울만 버티고
버릴 3계절용 솜 침낭을 같은 가격에 샀다. 여름용 오리털 침낭이 있어서 두 개를 동시에 쓰면 더울 수도......
그럴 일은 없으려나?^^

형님네는 자전거 여행 때 쓰고 여행을 마치면 다 버리려고 가족이며 지인들의 좋은 협찬 물건을 다 마다하고
상태가 최악인걸로만 들고 왔다는데 텐트는 오래 되서 폴대가 부서지고 비가 새고 코펠은 손잡이가 부러져 있고
난리도 아니다. 결국은 10만원정도 주고 3인용 텐트 하나 장만하고 내가 중고로 7만원 주고 산 에어매트와
거의 흡사한 것을 두 개 4만원에 샀다.

게다가 접으면 엄청 작아지는 내 의자와 거의 똑같은 것을 15원(2700원)에 구입했다. 난 한 30원 준 거 같은데.....ㅡㅡ^
우루무치에는 등산용품점이 엄청 발달해 있고 가격도 엄청 저렴해서 고어텍스 잠바며 캠핑장비, 침낭, 등산화 등
한국에 비해서 상상도 못할 만큼 저렴하다.

태국에서 만들었던 도라에몽 가방은 본전 뽑고도 남을 만큼 잘 쓰고 이제는 필요 없을 듯하여 버릴까 하다
재활용하기로 했다.

추위에 대비할 신발 방풍덮개...... 자전거 샵, 아웃도어 용품 점 아무리 돌아다녀도 보이지 않고 결국은 제작을 ㅋㅋ
미싱기가 있으면 순식간에 박아버릴 찍찍이(벨크로)를 손바느질 하다 속 터져서 그냥 스테이플러로 쿵쿵쿵.......ㅋㅋ
나이에 안 맞게 상당히 깜찍하다.ㅋㅋㅋ

버릴 텐트로 누나는 돗자리 커버를 만들고 형님도 신발 방풍 덮개를 만들었다.
구할 수 없기도 하며 돈도 돈이지만 무엇보다도 비자연장과 신청기간이 엄청 길어서 겁나게 할 일 없다는 증명을ㅋㅋ

3~4일이면 도착한다던 내 자전거는 시위 덕에 무려 10일이나 걸려서 도착했다.

깔끔하게 조립을 마치고 각자 장비를 하고 부족한 것은 자전거 샵에서 해결하기 위해 들렀는데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한국에서도 보지 못했을 정도로 샵의 크기가 크고 종류도 다양하다.
게다가 형님의 앞바퀴 정비 및 파손된 스프라켓 교환까지 무료로 해 주시는 친절함까지......
숙소에서 일하는 청년들은 물론이며 자전거 매장의 사람들까지 코 없는 안장을 보고는 무척 탐을 낸다.
특히 숙소 청년들이 너무 탐을 내서 셋 다 자물쇠로 단단히 묶어놓았다. 자전거 천국 대만에서도 안 보이던데
역시나 중국에도 아직 없는 안장인가보다.

누나의 말로는 형님이 사 주면 다 먹긴 하지만 입맛이 까다로워 사 먹기보다는 직접 밥을 해 먹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던데 심지어는 김치도 담그고 패니어 안에는 각종 조미료들이 가득......ㅡㅡ^

덕분에 멋진 야경이 보이는 숙소의 스카이 라운지??에서 김치를 곁들인 중국산 된장찌개와 똥집볶음, 감자볶음,
만두라면 등등 근사한 밥을 자주 해 먹었다. 혼자 다닐 때 기껏해야 라면 끓여 먹던 코펠과 휘발류 버너도
오늘에서야 제대로 제 임무를 다한다.^^
지난 나의 여행과는 다르게 앞으로 캠핑할 날이 많아질 듯해서 왠지 기대가 되기도 하는데......
그만큼 위험할 수도 있기에

누나의 화려한 바디 랭기지를 앞세워 전기 충격기 두 대를 장만했다.
오기만 와라 다 지져 버릴테니.......ㅋㅋㅋㅋㅋㅋㅋ
|
이동거리 : |
우루무치 내 이동거리 52km |
|
누적 |
8038km |
www.SamiLe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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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위트있는 글과 여행기 잘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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